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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향실 효과와 공감의 편향

by CADRIT 2024. 5. 22.

 

https://cadrit.tistory.com/142

 

사회적 자본과 저널리즘의 역할

영국의 싱크탱크 레가툼연구소(Legatum Institute)에서 매년 조사하고 있는 ‘번영 지수(Prosperity Index)’의 최근 발표 결과, 대한민국의 '사회적 자본' 순위가 167개국 중 107위를 기록했다고 한다. '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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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는 지난 글에서 사회적 자본과 저널리즘의 역할에 대해 이야기한 적이 있다.

사회적 자본은 '당신이 속한 사회와 주변 사람들을 얼마나 믿느냐'로 요약할 수 있으며,

저널리즘은 사회 구성원 간의 신뢰가 회복될 수 있도록 책임있는 진실을 보도해야 한다는 내용이었다.

 

'공감'은 사회 구성원 간의 신뢰를 회복하는 데 있어 매우 중요한 요소 중 하나이며,

사회 전체적으로 공감이 부족할 경우에는 구성원 간의 분열과 대립이 심화될 우려가 있다. 

 

현재, 한국은 낮은 사회적 자본의 수준으로 인해,

자신이 속한 사회와 주변 사람들을 믿지 못하는 문제도 있지만,

 

이와 더불어, 공감의 반경이 축소되고 동질적 집단 속에만 파묻혀서 외부와 단절되는 문제도 있다.

이것을 미디어에서는 반향실 효과(Echo Chamber)라고 일컫는다.

 

2021년 서울연구원의 조사결과에 따르면,

'우리 사회는 옳고 그름을 따지지 않고 자기와 같은 편을 지지하는가'라는 질문에

응답자의 82.5%가 '그렇다' 라고 응답했다고 한다.

 

최근엔, 음주운전 뺑소니 사고를 낸 연예인에게 응원의 메세지를 보내는 팬도 있었다.

그들은 자신이 좋아하는 연예인에게는 마음 깊이 공감하지만,

음주운전으로 인해 피해를 경험해 본 사람들에게는 전혀 공감하지 않았다.

 

왜 사람들은 이러한 '편향적 공감'을 하게 되었을까?

 

 

- 생존반경이 축소되고 있다

 

명실공히 각자도생의 시대이다.

2021년, 국내 고독사 수는 3,378명이며,

2022년 기준, 1인 가구는 전체 가구의 33.4%를 차지한다.

2024년 1월 한 달간 자살한 사망자 수만 1,306명이라고 한다.

 

소제목에 언급한 '생존반경'은 학술적 용어가 아니고,

본 글에서 필자의 주장을 뒷받침하기 위해 임의로 만든 용어이며,

'개인이 삶에 위협을 느끼지 않는 경제적·심리적 영역의 반경'을 의미한다.

 

사회·경제적 구조 변화로 인해

사람들이 저마다 느끼는 생존 반경은 과거보다 축소되었다.

 

경제적 생존을 위해, 결혼·육아·부양 등을 포기하는 세대가 등장했고,

심리적 고갈을 막기 위해, 타인에 무관심한 삶을 선택하는 사람들이 증가했다.

 

이에 따라, 공감반경은 생존반경의 축소를 선(先) 반영하여

더욱 줄어든 모양을 보이는 것 아닐까 하는 추측을 해 보았다. (<그림1> 참조)

 

<그림1> 생존반경의 축소에 따른 공감반경의 형성

 

 

다시 말하자면,

사람들은 이제 타인에게 공감할 만한 여유가 없는 것이다.

 

타인에게 인지적 공감을 하기 위해서는

'역지사지(易地思之)'의 관점에서 상대를 이해해 보려는 노력이 필요하지만,

사람들은 그런 시간과 에너지를 쓸 여유가 없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사람들은 좁은 반경 안에 있는

내 주변의 몇몇 사람에게만 감정 이입을 할 수 있으며,

 

이러한 반경이 극단적으로 좁아질 경우,

'나에게만' 공감해주길 바라는 이기적 형태로 변질되고 마는 것이다.

 

 

- 울타리를 넘어서

 

소셜미디어의 알고리즘은 나의 관심 테두리 안에 있는 것들만 지속적으로 추천을 거듭한다.

하지만, 이는 곧 나와 다른 취향/관점을 가지고 있는 콘텐츠를 볼 기회를 빼앗기는 것이기도 하다.

 

콘텐츠든 사람이든, 우연히 만난 행운 또는 뜻밖의 발견에서 느끼는 행복을 위해선

스스로가 울타리를 걷어내거나, 이를 넘어서야 한다.

 

나의 취향과 이질적인 것들을 경험할 때, 호기심의 눈으로 바라볼 수 있어야 하며,

나와 다른 생각을 가진 사람들을 만났을 때, 그들의 의견을 배움의 기회로 삼을 수 있어야 한다.

 

그리고, 이것은 개인의 성장에도 도움을 줄 뿐만 아니라,

사회적 자본의 회복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이 글을 읽게 될 독자들이 울타리를 넘어

보다 자유로워지길 기대하며 글을 마친다.

 

새장에 갇힌 새는 하늘을 나는 자유를 누릴 수 없다.

 

 

 

<참고자료>

“한국사회, 무조건 자기 편만 지지” 82% - 경향신문 (khan.co.kr)

 

“한국사회, 무조건 자기 편만 지지” 82%

서울에서 네일숍을 운영하는 정은수씨(35·가명)는 최근 고객과 언쟁을 한 후 가슴이 답답한 증세를 겪고 있다. 함께 살던 친구가 본가로 들어가면서 혼자 살 집을 구해야 하는데...

www.khan.co.kr

https://youtu.be/7-f8pO5WSD0?si=BZrOiJibKN7KaXpA

https://youtu.be/T7tUm3yiVmY?si=Aio5hi2_toxmngw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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