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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리뷰6

영화 '나를 찾아줘(Gone Girl)' 리뷰 영화 '나를 찾아줘(Gone Girl)'는 미국의 영화감독 데이비드 핀처의 2014년 작품이다. 세계적으로 무척 유명한 감독이지만, 필자는 그의 작품을 제대로 감상해 본 적이 없었다. 마침 이번에 좋은 작품을 만나게 되어 리뷰를 남긴다. - 플롯(Plot)보다 캐릭터(Character) 이 영화는 '구조'보다 '인물'에 방점이 찍혀 있었다. '과거의 다른 작품 중에 이런 캐릭터를 본 적이 있던가?' 라는 질문을 해보았을 때 도무지 떠오르는 캐릭터가 없었다. 난생 처음보는 캐릭터였다. 만약 감독이 '구조'를 중시했다면, '에이미'의 계획이 드러나는 시점을 클라이막스에 매우 가깝게 배치했을 것이다. 하지만, 감독은 그런 선택을 하지 않았다. 애시당초 플롯이나 반전을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았다는 의미다. 이야기.. 2020. 3. 31.
영화 <완벽한 타인> 리뷰 ― 제한된 공간에서의 서스펜스 지난 2018년 하반기를 뜨겁게 달구었던 영화, 을 최근에서야 봤다. 원작은 이탈리아 영화 이며, 각본은 (으로 지금은 더욱 유명해진) 배세영 작가가 맡았다. 이야기는 집들이 저녁식사를 무대로 하였고 극의 중심이 되는 인물은 총 7명이며, 3쌍의 부부와 1명의 남성으로 구성되어 있다. 오프닝 부와 엔딩 부를 제외한 극의 대부분은 그들이 저녁식사를 하고 있는 테이블에서 진행되는데 관객의 몰입도를 지속적으로 끌고 가기 위해 작가가 선택한 방식은 '서스펜스'다. 적절한 한국말로 번역해본다면 '불안'이라고 해야 할까. 어쨌든 이러한 '불안'을 극대화 하기 위해서 가져온 소재가 바로 '핸드폰으로 연락 온 모든 정보를 공유'하는 게임이다. 제한된 공간 안에서, 특정 정보를 아는 사람과 그 정보를 모르는 사람이 뒤섞.. 2019. 5. 27.
영화, <겟 아웃> 리뷰 - '진짜 공포란?' * 미국의 제45대 대통령으로 도널드 트럼프가 당선된 후, 그가 줄창 이야기하던 미국 우선주의(America First)는 미국 전역 곳곳에 숨죽이고 있던 백인 우월주의의 악령을 깨웠다. 그런 와중에, 이 영화 이 개봉한 것은 어쩌면 우연한 일이 아닐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든다. * 영화는 잘 짜여진 복선과 반전을 훌륭하게 버무려 놓았다. 미국의 배우이자 코미디언인 '조던 필' 감독의 연출 데뷔작이라고 하는데, 오랜 코미디 경험이 있어서 그런지 아주 능숙하게 서사구조를 짜는 것 같다. * 백인 여자친구의 집에서 일하는 흑인들의 연기가 소름돋도록 인상적이었다. 영화를 보면서 '와, 어쩜 저렇게 연기할 수 있을까?' 하고 입을 다물지 못할 정도로 경탄했다. 아니나 다를까, 방송 곳곳에서 그들의 연기를 많이 패.. 2017. 8. 31.
영화, <그래비티> 리뷰 - 생각해보면 이 영화를 본 지도 꽤 오래되었고, 나 이외에도 이 영화를 리뷰한 사람이 많을텐데, 굳이 내가 또 이 영화에 대해 더 얘기할 필요가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지만, 누군가를 위해서가 아니라, 날 위해서 리뷰를 남겨놓으면 먼 훗날에 도움이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 조심스럽게 글을 시작해본다. - 이 영화를 떠올렸을 때 가장 먼저 생각나는 단어는 '관계'이다. 사람과 사람 사이의 '관계' 살다 보면 그런 감정 자주 느끼지 않던가. '아, 아무도 없는 곳으로 떠나고 싶다.' '사람들 상대하는 거 너무 피곤해..' - 근데 웬걸, 우주는 딱 그런 공간이다. 만나고 싶지 않은 사람들로부터 자유로운 곳. 자신을 가십거리 삼아 욕하는 사람들의 소리를 들을 수 없는 아주 고요한 곳. - 영화 속 여주인.. 2017. 5. 4.
영화, <싱글라이더> 리뷰 ― "모르는 사이에 조금씩 조금씩" 영화, 리뷰 ― "모르는 사이에 조금씩 조금씩" 대부분의 영화는 소모된다. 영화는 100분 남짓의 시간동안 관객에게 색다르고 강렬한 경험을 선사하고, 관객은 그 경험에서 기쁨과 때론 전율을 느끼며 영화적 체험을 향유한다. 근데, 영화를 보는 동안 관객이 느꼈던 기쁨과 전율의 강도(强度)와 상관없이 영화가 끝난 뒤에도 그 감성의 잔향들이 지속되어 마음 한 켠을 욱신거리게 만드는 영화들이 종종 있다. 필자에겐 이 영화가 그런 작품이었다. 이 지면에 굳이 영화의 줄거리를 요약하진 않으려고 한다. 영화의 리뷰 제목을 "모르는 사이에 조금씩 조금씩"으로 정한 이유는 필자가 이 영화를 보고난 후 한 달여의 시간이 지난 뒤에, 스스로에게 '싱글라이더는 어떤 영화였지?' 라고 물어보았을 때 가장 먼저 떠오른 단어가 '.. 2017. 4. 24.
애니메이션 '서울역' 리뷰 (스포일러 있음) 작품 속 서울역은 노숙자로 가득찬 공간이다. 그 노숙자들은 병간호가 필요한 상황에서조차 짐짝으로 취급받는, 한마디로 인간으로서의 존엄성을 말살당한 존재. 작품은 사회의 그늘 속 인물들을 조명하며 서서히 이야기를 풀어간다. 노숙자들로부터 이 작품이 시작한다는 것은 매우 상징적이다. 그들은 하루를 마치고 돌아가 잠을 청할 '공간'으로서의 집이 없는 존재이자, 마음의 안정과 휴식을 취할 '가정'이 없는 존재임을 동시에 뜻하기 때문이다. 서울역 곳곳에 좀비가 창궐하고, 겨우 도망친 긴 어둠의 터널에서 여주인공이 집에 돌아가고 싶다며 눈물을 훔칠 때, 그 모습을 지켜보던 노숙자는 자신은 돌아갈 집조차 없다고 갓난아이처럼 엉엉 울어버린다. 그는 집으로 돌아가고 싶어도, 돌아갈 수 있는 집이 없다. 영화의 중후반부,.. 2016. 10.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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