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임질 자유
그는 스스로를 잃고 있었다.
누구의 말이었는지도 모를
정답들을 따라 다녔다.
스스로 선택한 것이 아니었다.
남의 욕망과 신념을 빌려 쓰며,
자신이 누구인지 잊어갔다.
더 행복해지기만을 바랐고,
고통은 타인의 몫이라 외면했다.
그는 문 앞에 멈춰 섰다.
안으로 들어가면 책임이었고,
돌아서면 자유였다.
모두가 자유를 추구했지만,
자유로 책임을 택한 자는 소수였다.
고통을 견디며
누군가의 무게를 조용히 짊어진 자는
더욱 드물었다.
자유는 때로
타인의 고통을 모른 척할 수 있는
면죄부였다.
그는 발을 떼지 못했다.
두려움이 엄습했다.
그 문은 결국
스스로 열어야만 하는 것이었다.
마침내,
문을 열고 들어간 그는
말 없는 진실과 마주했다.
웅크린 삶의 그림자 속에서
세상의 맨얼굴이 보였다.
절망의 무게에 짓눌려
부서질듯 떨리는 손을 발견했다.
그는 묵묵히 고통 속에 앉아
가장 낮은 자의 손을 잡았다.
함께하는 침묵이었고,
조용한 돌봄이었다.
그는 자유였고,
그는
사랑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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