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래 글은 김대중 전 대통령이 과거에 연설했던 내용을 일부 발췌한 글이다.
이 연설일자로부터 20여년이 흐른 지금 세상의 모습은 어떻게 변해 있을까.
지금 우리는 강원도 산골에서 옥수수 농사를 짓는 분도 세계의 옥수수 농장하고 경쟁해야 되고, 부천 뒷골목에서 구멍가게 하는 아주머니도 세계의 슈퍼마켓하고 경쟁해야 됩니다. 세계와 경쟁해야지 우리 국내 경쟁이 기준이 아닙니다. 그러면 어떻게 해야 되느냐, 이제는 돈도 중요하고, 노동력도 중요하고, 원자재도 중요하지만, 머리를 써서 고부가가치, 고효율을 낼 수 있는 그런 아이디어를 만드는 신지식인이 되어야 된다는 것입니다.
신지식인은 누구나 될 수 있어요. 가정주부도 될 수 있고, 노동자도 될 수 있고, 농민도 될 수 있고, 학교 선생님도 될 수 있고, 여기에 있는 분들이 다 그런 경우 아닙니까, 가정주부도 남편이 가져 오는 월급으로 어떻게 하면 가족들을 잘 먹이고, 집안을 잘 가꾸고, 나머지는 저축을 하고, 또 그 저축을 어떻게 하면 이자를 더 늘리고, 이런 것을 머리 써 가면서 하면 신지식인이에요. 이처럼 신지식인이 따로 있는 것이 아닙니다. 모두가 신지식인이 되는 세상, 4,500만이 모두 신지식인이 되어야 우리나라에 미래가 있습니다.
출처 : 김대중 대통령 연설문 (1999.06.23) 中 일부 발췌
링크 : http://pa.go.kr/research/contents/speech/index04_result.js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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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는 글의 일부만 발췌해왔지만, 대통령 연설의 전후 맥락을 모두 살펴서 읽어보면
'세계화 시대에 대한 적극적 대응', '지식·정보를 기반으로 한 문화적 창조력' 등을 강조한 글이다.
서두에 언급했다시피, 그로부터 20여년이 흐른 지금의 모습은 어떤가.
필자는 붉은색으로 표시한 '신지식인'을 '유튜버'로 바꾸어 다시 읽어보았다.
물론 연설자가 의도한 뜻과는 당연히 일치하지 않지만 독자의 입장에서는 크게 어색하지 않게 읽혔다.
필자는 그 어색하지 않은 이유를 아래와 같이 생각했다.
'이미 우리 삶 속에 신자유주의가 깊숙이 침투해 있구나.'
- 무한경쟁과 적자생존의 구조 속에서 '불안과 위태로움'을 극복하기 위해 자기계발에 몰두하는 개인.
- 파편화된 사회에서 믿을 것은 오로지 자신의 능력과 노력 뿐이라고 생각하는 '각자도생'의 문화.
- 국가가 책임지지 않는 복지를 떠맡아 온 한국사회 가족의 부담이 임계점에 달해, 전통적 가족 형성의 공식이 와해되는 지경에 다다르게 됐음을 보여주는 용어, '삼포세대'.
- 민주화의 토양에서 희망을 보며 자란 386 부모 세대와 달리, 실패가 용납되지 않는 신자유주의의 토양에서 자라나 눈앞에 마주한 절망 앞에 냉소를 머금은 자녀 세대.
- 극소수만 살아남는 체제에서 사회구조에 대한 저항보다는 '약자를 향한 비난과 혐오'를 발산하는 시대.
- 가난의 구질구질함을 대물림하지 않고, 가부장적 질서에 순종하는 '흉자'가 되지 않기 위해 비혼·비출산을 선택하는 여성의 시대.
- 부의 양극화와 사회적 불평등으로 인해 '기생충'과 '조커(Joker)'가 탄생하는 시대.
필자는 현대사회 구성원 모두의 불안을 원료삼아 기차처럼 폭주하는 '신자유주의 체제'에 대해 다시 생각해보게 된다.
그리고 민족주의, 개발독재, 심지어 민주주의조차 만족시키지 못한 '새로운 상상력'이 필요한 시점이라는 어느 사회학자의 말에 더욱 뼈아프게 공감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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