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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플릭스 '메시아(Messiah)' 리뷰

by CADRIT 2020. 3.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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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가 뭔가를 숭배해요.

숭배의 대상만이 선택사항이죠.

누군가는 돈 앞에 무릎을 꿇고,

누군가는 권력과 지성을 숭배해요."

 

-

 

 

극 중 '알 마시히'가 CIA 요원인 '에바 겔러'에게 한 말이다.

 

2020년을 살고 있는 우리들은 무엇을 추구하며 살고 있을까?

<메시아>는 관객에게 마치 이런 질문을 던지는 듯한 작품이었다.

 

작품의 장르는 스릴러인데,

극적 긴장을 만들어 내는 구도는 아래와 같다.

'저 사람이 과연 정말 메시아인가? 아니면 희대의 사기꾼인가?'

 

극의 전개와 함께 드러나는 정보들은 관객을 혼란스럽게 하기 위해서,

알 마시히의 '신비스러운 행적'과 '의심스러운 정체'를 번갈아 보여준다.

 

 

- 공간적 배경의 의미

 

필자가 작품을 보고난 뒤 가장 먼저 주목한 것은

작품의 무대가 되는 장소가 어디로 이동하는가였다.

극의 장소는 필연적으로 스토리의 주제를 함축하기 때문이다.

 

알 마시히가 처음 등장한 곳은 시리아의 '다마스쿠스'다.

IS와의 전쟁으로 황폐해진 그 곳에서 모래 폭풍을 일으켜 전쟁을 멈춘 뒤,

그는 시리아 난민들을 이끌고 이스라엘 국경으로 향한다.

그 다음 그가 간 곳은 '예루살렘'이었고, 

이후엔 '텍사스', 그리고는 '워싱턴D.C'로 갔다.

 

최종 도착지인 '워싱턴D.C'를 제외하면,

나머지 장소들 사이에 눈에 띄는 공통점이 있다.

바로, 분쟁이 발생하고 난민이 있는 지역이라는 점이다.

 

IS의 테러 위협에 시달리는 '다마스쿠스',

종교 분쟁의 중심지인 '예루살렘',

멕시코 난민이 목숨을 걸고 국경을 넘는 미국의 '텍사스' 주.

모두 정치적·종교적 경계로 인해 생사의 경계마저 넘나드는 지역이다.

 

또 하나의 특징을 찾으면,

이들 지역이 각각의 종교 문화권을 나타낸다는 점이다.

시리아의 다마스쿠스는 '이슬람교' 문화권,

이스라엘의 예루살렘은 '유대교' 문화권,

그리고 미국의 텍사스는 '기독교' 문화권을 나타내고 있다.

 

이와 같이 장소의 의미를 정리하고 나면,

알 마시히의 이동에 따라서 작가의 시선을 읽을 수 있다.

 

'지금 정치적·종교적 분쟁이 있는 곳은 어디인가?'

'그 곳에 분쟁이 일어나도록 경계선을 그은 국가는 어디인가?'

'해당 국가의 권력자는 지금 어디에 있는가?'

'그에게 찾아가 요구해야 할 것은 무엇인가?'

 

작가는 이런 순서로 문제의식을 전개하지 않았을까?

정치적 관점에서 이 작품을 바라본다면,

아마 이와 같은 주제를 말하는 듯 했다.

 

 

- 메시아에 대한 서로 다른 관점과 태도

 

사실 이 작품이 굉장히 매력적인 이유는

보는 사람마다 다양한 관점으로

이야기를 해석하고 즐길 수 있다는 점이다.

 

알 마시히(Al-Maish)는 메시아(Messiah)를 아랍어로 번역한 말이다.

이슬람권에서 흔히 예수를 지칭할 때 사용한다고 한다.

그러면 이슬람교에서는 예수를 '구원자'라고 생각하는가? 아니다.

꾸란은 예수를 '구원자'가 아닌 '예언자'의 한 명으로 보고 있다.

 

무슬림들은 예수가 재림하면 그가 이슬람을 선포하고 가르치는 사역을 하고,

심판의 날 전까지 이슬람법으로 세상을 통치한다고 믿는다.

또한, 종파에 따라 예수(예언자)와 마흐디(구원자)가 동일한 인물이라고 보는 견해도 있고,

예수와 마흐디는 동일한 인물이 아니며, 둘 다 세상의 종말 때 와서 정의를 재건하고

알 마시히 앗다잘(Al-Maish ad Dajjal)을 무찌른다고 보는 견해도 있다. 

(*알 마시히 앗다잘은 기독교의 적그리스도에 해당하는 인물)

 

기독교인의 관점은 전혀 다르다.

예수의 재림은 그야말로 최후 심판의 날이며,

이 때문에 신도들은 신앙적·윤리적으로

재림을 맞이할 준비가 되어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유대교의 관점에서 보는 예수는 신성을 모독한 사기꾼이다.

따라서, 그들은 신약성경 자체를 인정하지 않는다.

그들의 관점에서 보는 메시아는 평범한 인간이며,

훗날 유대인들을 통치하는 왕이 될 사람이라고 생각한다.

 

이처럼 종교에 따라 메시아를 바라보는 관점이 다르듯,

극 중 알 마시히를 대하는 인물들의 태도도 너무나 다양하다.

'이성적', '냉소적', '추종적', '맹목적', '이타적', '실리적'으로 행동하는

각각의 인물들 덕분에 이야기는 더욱 풍성해진다.

 

이들은 각자가 처한 상황에 따라 진실을 다르게 받아들인다.

세상 모두가 자신의 신념에 따라 상황을 해석하므로,

진실은 모호한 영역에 있다는 말을 하고 싶었던 걸까.

 

 

- 그는 정말 메시아일까?

 

작품은 그가 메시아인지 아닌지 명확히 말해주지 않는다.

고스란히 관객의 판단에 맡기고 싶다는 의미일 것이다.

 

그리고 어쩌면,

'진실인지 거짓인지는 중요하지 않다'는 의미일 수도 있다.

 

'그가 정말 메시아냐 아니냐'보다 더 중요한 것은

그가 전하고자 했던 '메시지'일 수도 있으니까.

 

 

 

 

('메신저와 메시지' 바로가기 링크)

 

메신저와 메시지

지난 글에서 필자는 넷플릭스 드라마 '메시아' 리뷰를 통해, '메신저보다 메시지가 더 중요하지 않을까' 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바로가기 링크) 넷플릭스 '메시아(Messiah)' 리뷰 - "모두가 뭔가를 숭배해요...

cadrit.tistor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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