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심리학자 하워드 가드너는 1983년 출간한 그의 저서 <마음의 틀>에서 다중지능 이론을 주장하며 인간의 지능에는 아래와 같이 8가지 종류가 있다고 했다.
① 논리수학지능 ② 언어지능 ③ 음악지능 ④ 공간지능
⑤ 신체운동지능 ⑥ 인간친화 지능 ⑦ 자기성찰 지능 ⑧ 자연친화 지능
위 다중지능은 기존 지능 연구의 한계를 지적하고 대안을 제시하고자 했지만,
8개의 지능이 각각 독립적이지 않기 때문에, 위 분류는 적절하지 않다는 비판도 받는다고 한다.
그렇다면, 과연 인간의 지적 능력이란 무엇일까?
필자 혼자서 곰곰이 생각해 보다가, 인간의 지적 능력 중에서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것들을 아래와 같이 추려 보았다.
1. 관찰 능력
2. 추상화 능력
3. 검증 능력
4. 구체화 능력
위 순서는 각 능력의 중요도에 따라서 정렬한 것이 아니라, Input에서 Output으로 진행되는 순서에 따라 정렬한 것이다.
먼저 ‘관찰 능력’을 보도록 하자. 8가지 다중 지능 중 ‘자연친화 지능’과 ‘인간친화 지능’은 모두 관찰 능력을 필수적으로 요구한다. 나무에서 떨어지는 사과를 관찰한 후, 중력의 법칙을 발견했다는 뉴턴의 일화는 모두가 아는 이야기이며, 평범한 직장인의 사회생활에서든 정치권의 험난한 권력투쟁에서든, 타인의 감정의 변화를 관찰하고 행동을 감지하는 능력은 필수적이다. ‘자기성찰 지능’ 또한 관찰 능력이 매우 중요하다. 자기 자신을 객관화해서 관찰자의 입장에서 바라볼 수 있는 능력이 곧 성찰의 깊이와 연결된다. 음악이나 신체운동 면에 있어서는 더 말할 나위가 없다. 모방과 학습의 시작은 결국 관찰이다.
두 번째는 ‘추상화 능력’이다. ‘언어 지능’과 ‘논리수학 지능’은 이 추상화 능력과 아주 밀접한 관련이 있다. 먼저 언어는 필연적으로 추상화 과정이다. 만약 누군가 ‘코끼리’라는 단어를 들었을 때, 그 사람은 머릿속에 코끼리의 형상을 떠올린다. 그리고 그가 코끼리 그림을 그리게 되면, 타인 역시 그것이 코끼리 그림인 것을 알 수 있다. 개별의 사물을 보면서 공통된 속성을 찾아내고, 그 사이의 관계를 읽어내는 능력이 바로 이 ‘추상화 능력’이다. 수학적 규칙성을 찾아내는 것도 이와 마찬가지다. 최근 인공지능(AI)의 딥러닝을 활용한 ‘이미지 인식’ 또한 추상화 능력을 컴퓨터에게 적용한 것인데, 수 많은 데이터 속에서 패턴을 찾아낸 뒤 사물을 인식하는 방법을 활용한다. 하지만, 컴퓨터가 스스로 ‘강아지’와 ‘고양이’ 사진을 구별해내기까지 50여년의 연구 기간이 걸렸다는 사실은 인간의 이런 추상화 능력이 고도로 지적인 활동이었음을 방증한다.
세 번째는 ‘검증 능력’이다. 참인지 거짓인지를 증명해낼 수 있는 능력을 말한다. 자신이 스스로 세운 가설의 진위를 판단하는 경우든, 아니면 타인의 발언 속에서 진실 여부를 밝혀내는 경우든 결국은 본질적으로 ‘참과 거짓을 증명해낼 수 있는 능력’을 필요로 한다. ‘논리수학 지능’, ‘언어 지능’, ‘인간친화 지능’, ‘자연친화 지능’ 등에서 필수적이라고 생각하나, 이러한 검증 능력을 좀 더 확대해석해서, <최소한의 시행착오(Try)를 통해 참(True)을 가려내는 능력>이라고 재정의한다면, ‘신체운동 지능’, ‘음악 지능’, ‘공간 지능’, ‘자기성찰 지능’면에서도 매우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네 번째는 ‘구체화 능력’이다. 자신의 생각을 실제적으로 구현해낼 수 있는 능력을 말한다. ‘공간 지능’ 측면에서 보자면 평면의 도면을 보고 입체적 형태의 구조물을 만들어 내는 능력이 되고, ‘언어 지능’ 측면에서 보자면, 문맥과 상황에 가장 적절한 단어를 찾아내는 능력이 되며, ‘인간친화 지능’ 측면에서 보자면, 대화 상대를 설득하거나 공감을 이끌어내는 능력이 된다. 개인이 지닌 아이디어를 ‘구체적인 실체’로 전환하는 능력이므로, 문제를 해결해야 하는 상황에서 큰 역할을 할 수 있는 능력이라고 생각한다.
위 네 가지 능력은 온전히 필자의 상상만으로 정리해본 것으로서, 이를 입증할 만한 어떠한 연구자료도 없다. 다만, 지금껏 살아오면서 어떤 지적 능력을 가지고 있는 사람에게 마음이 끌렸는지를 떠올리고 상상하며 정리해보았다. 이에 대한 판단의 몫은 독자에게 맡긴다. 만약, 필자가 독자의 ‘상상의 문’을 열었다면, 그것으로 만족하는 바이다.
'Output' 카테고리의 다른 글
게임 중독은 질병일까? (0) | 2019.05.23 |
---|---|
텍스트가 나아갈 방향은 어디일까? (0) | 2019.05.21 |
[소설] 그녀들이 꿈꾸는 세상 (0) | 2018.12.17 |
젠더 갈등은 어디까지 왔는가? (0) | 2018.06.12 |
일베와 워마드에 대한 단상 (0) | 2018.05.0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