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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영화계의 새 역사를 쓴 봉준호 감독

by CADRIT 2019. 5. 27.

 

 

 

지난 25일(현지시각) 프랑스 칸에서 열린 제72회 칸 영화제에서

봉준호 감독의 신작 <기생충>이 황금종려상을 수상했다.

 

이는 한국영화 100년의 역사상 최초의 영예이다.

봉준호 감독이 비로소 한국영화의 새 역사를 쓴 것이다.

 

이전 정부의 문화계 블랙리스트에 이름을 올렸던 봉 감독이

세계 3대 영화제 중 칸의 최고상을 받게 된 아이러니를 보며,

우리는 창작자에게 표현의 자유를 보장해 주는 것이

얼마나 귀중한 일이었는지를 다시금 깨닫게 된다.

 

봉준호 감독으로서는 악몽같은 지난 몇 년을 견뎌내고,

더욱 성장하고 진화된 모습으로 돌아와 주었으며,

나는 오랜 팬으로서 그의 귀환이 반갑고 고맙다.

 

아직 영화는 개봉 전이지만,

주요 테마는 빈부격차와 양극화에 대한 이야기인 것 같다.

 

<기생충> 영화를 본 해외 관계자들의 반응이

저마다 자기 나라의 이야기인 것 같다고 말한 것을 보면

 

세계인이 공감할 수 있는 보편적 주제의식을

봉준호 감독의 독창적 시선으로

세련되게 풀어냈을 것이라는 기대감이 든다.

 

황금종려상 수상 이후 봉준호 감독을 축하하는 여러 언론보도를 접하며

나는 문득 그런 궁금증이 생겼다.

무엇이 지금의 봉준호 감독을 만들었을까, 하는 호기심이다.

 

물론 봉준호 감독과 함께 혼신을 다했던 

위대한 스태프들과 배우들의 역할도 컸겠지만,

그 이전에 한 명의 창작자로서

봉준호 감독의 영감에 큰 영향을 준 것은 무엇이었을까, 라는 질문이다.

 

예전에 어느 인터뷰에서 보았던 봉준호 감독의 말 중에,

그가 '불안감을 이기려 영화를 만든다'고 했던 말이

나는 가장 오랫동안 머릿속에 맴돈다.

 

봉준호 감독의 영화에는 유독 이질적인 것의 조합이 많이 나온다.

 

'모성애'와 '범죄'의 이질성,

'머리칸'과 '꼬리칸'의 이질성,

'괴물'과 '백주대낮의 한강' 그리고 '평범한 가족'의 이질성,

'농촌'과 '스릴러'의 이질성.

 

그러한 이질성에서 오는 불안감을 창작의 원동력으로 삼아

날카로운 풍자와 핵심을 뚫는 통찰로 이야기를 풀어내고,

이를 통해 내면에 잠자고 있던 감정적 응어리를 해소하는 것이

봉준호 감독의 창작 프로세스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또한 작품의 정서적인 측면에서도 웃음과 슬픔이 걸음마다 교차하여

뚜벅뚜벅 걸어가는 듯한 모습의 '희비극'을 선호하는 편인데,

생각해 보면 이 또한 '이질성'에 대한 감독의 관점과 일치하지 않을까.

'웃음'과 '슬픔', 서로 '이질적'인 것에 대한 '조합'과 그로부터 오는 '불안'.

 

사실 작품 외적인 부분에서도 봉준호 감독은 대단하다.

노동 강도가 매우 높다고 하는 영화 제작 현장에서 주 52시간을 지키며

제작을 완료했다고 하니 이 또한 경탄하지 않을 수 없다.

 

이번 봉준호 감독의 칸 영화제 황금종려상 수상이 몹시 기쁘고

한 명의 관객이자 시민으로서 많은 생각들이 스쳐 지나갔지만,

김구 선생님의 말씀을 인용해 마지막을 대신하고자 한다.

 

 

 

오직 한없이 가지고 싶은 것은 높은 문화의 힘이다.
문화의 힘은 우리 자신을 행복하게 하고,
나아가서 남에게도 행복을 주기 때문이다.

- 백범 김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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