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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 '체르노빌' 리뷰

by CADRIT 2019. 8. 9.

 

 

 

"거짓의 대가는 무엇인가?"

 

 

 

실화를 소재로 한 작품은 특히나 관점과 접근 방법이 중요한 것 같다.

 

극의 주인공은 발레리 레가소프, 당시 소련의 저명한 과학자이다.

관객은 그의 행적을 따라 사건을 관찰하고 몰입한다.

 

과학자의 시선을 통해 재구성된 이 사건은

도대체 왜 이런 말도 안되는 일이 일어났는가? 이다.

 

물론 서브플롯들이 담아낸 다른 감정들도 많다.

소방관의 시선, 광부의 시선, 관료의 시선 등등..

 

하지만 메인 플롯의 절정에는 주인공이 법정에 증언자로 서서

이 말도 안되는 사건이 일어나게 된 과정을 처음부터 끝까지 명벽하게 증명해낸다.

그리고 이 말도 안되는 사건이 일어나도록 만든 '거짓'에 대해서도 일갈한다.

 

살면서 때때로 진실을 마주할 수 없는 경우가 있다.

조직 구성원 간의 이해관계, 조직 관리층의 정무적 판단 등에 따라

종종 진실은 조직적으로 은폐되기도 한다.

 

하지만, 과학자의 시선에서 보면 그런 것들은 어림도 없다.

진실은 수많은 증거를 남기니까.

결코 감출 수 없는 진실을 은폐하려고 했던 '거짓의 대가'는 무엇인가?

 

작품의 주제는 비수처럼 날아와 꽂힌다.

 

올해 필자가 본 작품 중에서 <체르노빌>은 단연 최고였다.

 

 

끝으로, 레가소프의 극중 내레이션으로 리뷰를 마무리한다.

 


 

"과학자가 된다는 것은 순진해진다는 것이다. 진실을 찾는 데만 열중한 나머지 진실을 원하는 자들이 드물다는 사실을 잊고는 한다. 그러나 진실은 늘 어딘가에 존재한다. 우리 눈에 보이지 않고 우리가 보려 하지 않아도. 진실은 우리의 필요와 바람에, 체제와 이데올로기와 종교에도 관심이 없다. 진실은 숨어서 언제나 우리를 기다릴 것이다. 그리고 이것이 체르노빌의 진실이 우리에게 준 선물이다. 한때 나는 진실의 대가가 두려웠으나, 이제 다만 묻는다. 거짓의 대가는 무엇인가? 

 

(To be a scientist is to be naive. We are so focused on our search for truth, we fail to consider how few actually want us to find it. But it is always there, whether we can see it or not, whether we choose to or not. The truth doesn't care about our needs or wants. It doesn't care about our governments, our ideologies, our religions. It will lie in wait, for all time. And this, at last, is the gift of Chernobyl. Where I once would fear the cost of truth, now I only ask: What is the cost of li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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