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인에 대한 만인의 투쟁"
토머스 홉스가 자연 상태의 인간을 묘사한 표현이다.
홉스의 주장에 따르면,
자연 상태의 인간은 제각각 살아남기 위해 싸움을 벌이는 상태가 될 수 밖에 없기 때문에,
개인의 안전과 평화를 보장받기 위해서는 사회적 계약을 맺어야 한다고 했다.
독자의 이해를 돕기 위해 위키백과에 있는 예시를 가져오자면 아래와 같다.
고등학교의 급식시간을 가정할 경우,
통제가 없는 자연상태에서는 모든 이가 다른 이들보다 빨리 가려하지만,
학생회에서 급식 순번제 등 (학교에서의) 사회계약을 만들면,
평화로운 식사시간을 위해 학생들이 수긍하고 그 규약을 지킨다는 것이다.
이러한 홉스의 주장에 따르면, 정부의 바람직한 역할은
자연 상태의 인간들이 저마다 마음대로 할 수 있는 권리를 양도받음으로써,
강력한 힘을 통해 사회의 질서를 유지하고 개인의 안전을 보호해야 하는 것이다.
그럼 만약, '국가적 참사'의 상황을 가정했을 경우에는 이런 질문을 해볼 수 있다.
우리는 자연 상태의 인간들의 욕망을 야만이라고 지탄해야 할까?
아니면, 공공의 질서와 시민의 안전을 유지하지 못한 정부를 질책해야 할까?
홉스의 주장에 따르면 생존욕구는 생명의 근원이다.
따라서, 자연에서 안전을 위협받는 인간은 누구나 공포감을 느끼게 된다.
결국, 사회는 각자의 생존 본능에 따라 적나라한 폭력과 투쟁 상태에 빠지게 되고,
이 과정에서 무고하고 비참한 희생자가 생겨날 수 밖에 없는 것은 필연적이다.
최근 이태원에서 발생한 압사사고를 두고,
CNN의 재난관리전문가 Juliette Kayyem는 지난 10.30에 이런 인터뷰를 했다.
It’s hard to pinpoint what might have triggered the crush – but authorities “would have anticipated high numbers … before Saturday night,” said Juliette Kayyem, a disaster management expert and national security analyst for CNN.
“There is a responsibility on the part of the authorities to be monitoring crowd volume in real time, so they can sense the need to get people out,” she added.
그녀의 주장에 따르면, 당국이 군중의 수를 실시간으로 관찰하여,
사람들을 대피시킬 필요성을 감지할 책임이 있다는 것이다.
이는 그녀가 모든 재난을 여당 탓으로 돌리는 정치병 환자여서가 아니라,
시민의 안전을 보호하는 것이 엄연한 정부의 책무이기 때문에 그렇다.
필자는 본 글에서 홉스의 리바이어던을 통해,
17세기 절대군주 시대의 권력의 역할과 책임에 대해 말했다.
그렇다면, 21세기 민주주의 시대의 정부의 역할과 책임은
시민들의 희생으로 점철된 역사적 발전에 걸맞게
그 수준이 더욱 높아져야 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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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의의 사고로 인해 미처 생을 꽃피우지 못하고 안타깝게 돌아가신 분들의 명복을 빌며,
말로 표현할 수 조차 없는 참담한 심정을 느낄 유가족에게 깊은 애도를 남기며 글을 마친다.
<참고자료>
만인에 대한 만인의 투쟁 - 위키백과, 우리 모두의 백과사전 (wikipedia.org)
Seoul's Halloween disaster: What we know about the deadly Itaewon crush | CN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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