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의 싱크탱크 레가툼연구소(Legatum Institute)에서 매년 조사하고 있는 ‘번영 지수(Prosperity Index)’의 최근 발표 결과, 대한민국의 '사회적 자본' 순위가 167개국 중 107위를 기록했다고 한다. '사회적 자본'이란 구성원 간 협력을 가능하게 하는 제도나 규범·네트워크·신뢰 등을 총괄하는 말이다. 다소 투박하게 요약하자면, '당신이 속한 사회와 주변 사람들을 얼마나 믿느냐'이다.
지난 17년간, 한국의 '사회적 자본' 평균 순위는 115위였다. 최근 조사연도(2023년)를 기준으로 할 때, 대한민국(107위)보다 사회적 자본 순위가 높은 개발도상국 중에는 에티오피아, 기니, 라이베리아, 나이지리아, 베네수엘라, 미얀마 등의 국가들도 포함되어 있었다. 비단 최근 결과 뿐만 아니라, 지난 17년 간의 조사 결과 모두 (OECD 회원국이자, G20 회원국인) 대한민국의 국격에는 걸맞지 않은 부끄러운 수준이라고 생각한다.
이와 같이, 대한민국의 낮은 '사회적 자본' 수준의 원인을 진단하는 여러 언론 보도가 있었다. 각각의 분석 원인은 무척 다양하지만, 그 중 몇 가지를 꼽아보자면, '경제적 양극화', '사회 지도층의 부정부패', '사기 범죄에 대한 솜방망이 처벌', '개인의 윤리의식 저하', '관계기반 계약문화' 등이 있었다. 물론 각 보도의 분석 및 주장들이 모두 논리적 근거가 충분하며, 필자도 이에 동의하는 부분이 많았지만, 필자는 여기에 또 다른 관점을 하나 더 보태려고 한다. '그렇다면, 언론 매체는 잘못이 없을까?' 하는 질문을 던지면서 말이다.
최근 필자는 휴스템코리아 영농조합법인에 관한 비판의 글을 쓰면서 수없이 개탄을 금할 수 없었다. 왜냐하면, 유사수신의혹업체의 홍보수단이 된 언론매체에 대한 분노와 안타까움 때문이었다. 아래 링크한 '미디어오늘'의 보도에서 알 수 있듯이, 언론 매체가 유사수신의혹업체에서 제공받은 보도자료를 검증없이 기사화하게 되면, 이로 인해 해당 유사수신의혹업체는 홍보효과를 누리게 되며, 중장년층의 투자 신뢰도가 높아져 결국 더 많은 피해자를 양산하게 되는 대가를 치르게 된다.
‘유사수신 의혹’ 업체 홍보수단 된 언론 < 사회 < 윤수현 기자 - 미디어오늘 (mediatoday.co.kr)
‘유사수신 의혹’ 업체 홍보수단 된 언론 - 미디어오늘
언론보도가 유사수신, 속칭 ‘금융 피라미드’ 의혹을 받는 업체의 홍보수단이 되고 있다. 업체가 제공한 보도자료를 검증 없이 기사화한 것이다. 소규모 인터넷 언론뿐 아니라 미주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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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언급한 시더스그룹의 휴스템코리아 영농조합법인의 경우도 조선일보, 중앙일보, 한국경제, 서울경제, 매일일보 등 국내 유수의 미디어에서 많은 보도가 되었으나, 이들 중 어느 언론 매체에서도 휴스템코리아 영농조합법인의 매출액 및 영업이익에 대해 진위를 검증하는 뉴스기사는 보지 못했다. 만약, 어떤 기업이 월 200억의 매출을 한다고 주장하면, 그 주장은 곧바로 사실이 되고, 해당 기업은 전도유망해지는 것인가?
대한민국의 사회적 자본이 높은 수준으로 회복되려면, 언론의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언론매체는 수많은 사건과 이슈 속에서도 '사회 구성원 간의 신뢰 회복'이 강조되고 주목받을 수 있도록 '의제(Agenda)'를 설정하고 유지해야 한다. 그렇게 하기 위해서는 언론매체가 먼저 자본의 논리에 갇히지 않도록 자정의 노력이 필요하다. 그래야만, 불신과 공포를 조장하는 자극적인 기사에서 벗어나 책임있는 진실을 보도할 수 있으며, 그러한 언론의 비판과 감시·견제를 통해서 '사회적 자본'이 형성되고 축적되는 선순환이 일어날 것이기 때문이다. 대한민국의 저널리즘이 보다 성숙한 모습으로 거듭날 것을 기대하며 변화를 촉구해본다.
<참고보도>
[매일경제] "바가지 씌워 한탕 벌자"… 부끄러움 사라진 '사기 공화국' (2023.07.24)
https://www.mk.co.kr/news/society/10792300
"바가지 씌워 한탕 벌자"… 부끄러움 사라진 '사기 공화국' - 매일경제
"한국이 불신 사회가 된 배경에는 지난 10년 동안 사회 리더들이 보인 부패가 자리합니다. 앞에서는 '정의'를 외쳐 놓고, 뒤에서는 반칙과 편법을 저질렀습니다. 힘 있고 돈 있는 자에게 솜방망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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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낸셜뉴스] 대한민국은 '사기'공화국… 사기범죄 해마다 3만건 이상 급증 (2021.11.29)
대한민국은 '사기'공화국… 사기범죄 해마다 3만건 이상 급증 - 파이낸셜뉴스 (fnnews.com)
대한민국은 '사기'공화국… 사기범죄 해마다 3만건 이상 급증
'대한민국은 사기 공화국'이란 오명이 나날이 짙어지고 있다. 연간 사기 범죄 건수와 비율은 가파르게 늘어나는 동시에 피해자의 극단적 선택마저 잇따른다. 전문가들은 "지금 한국사회는 '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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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낸셜뉴스] 1조원 사기치고 호화생활… 빼돌린 범죄수익 몰수할 법령, 아직도 없다 [대한민국은 '사기 공화국'인가](2020.12.02)
1조원 사기치고 호화생활… 빼돌린 범죄수익 몰수할 법령, 아직도 없다 [대한민국은 '사기 공화국'인가] - 파이낸셜뉴스 (fnnews.com)
1조원 사기치고 호화생활… 빼돌린 범죄수익 몰수할 법령, 아직도 없다 [대한민국은 '사기 공화
대학생 3565명에게 물었다. 10억원을 주면 1년 동안 감옥에 갈 수 있냐는 질문이었다. 과반 이상인 1879명(51.39%)이 '그렇게 하겠다'고 답했다. 갈 수 없다고 응답한 건 1756명(48%)이었다. 무응답은 21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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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낸셜뉴스] 10명 중 6명은 친구나 이웃에 당해… 무너진 신뢰, 사기범죄 부른다 [대한민국은 '사기 공화국'인가](2020.1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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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인 100명 중 1명은 사기 피해를 입은 경험이 있다. 이는 만14세 이상 국민 4400만명 기준으로 피해자가 40만명에 달한다는 뜻이다. 연간 사기가 6만여건이나 적게 발생하던 2014년도 통계다. 한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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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 국민청원게시판에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이옥선 할머니, 사기피해 도와주세요’라는 글이 지난달 28일 올라왔다. 글쓴이는 이 할머니의 이웃 정모씨가 이자로 돈을 불러주겠다며 4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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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사기공화국' 한국…하루 600여건 발생 (2018.11.27)
'사기공화국' 한국…하루 600여건 발생 - 아시아경제 (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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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매일] 사회적 자본과 언론(2018.08.08)
사회적 자본과 언론 < 매일포럼 < 오피니언 < 기사본문 - 제주매일 (jejumaeil.net)
사회적 자본과 언론 - 제주매일
사회적 자본은 “시민들의 자발적인 참여를 통해 시민사회의 문제를 해결하고, 공동의 목표를 달성할 수 있게 하는 사회적 역량”을 말한다.시민사회의 자발적 참여를 통한 사회적 자본 형성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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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일보][사기에 멍드는 한국] 아는 사람이 더 무서운 세상… 58%가 ‘사탕발림’에 속았다(2018.04.08)
[사기에 멍드는 한국] 아는 사람이 더 무서운 세상… 58%가 ‘사탕발림’에 속았다 | 세계일보 (segye.com)
[사기에 멍드는 한국] 아는 사람이 더 무서운 세상… 58%가 ‘사탕발림’에 속았다
불법 금융다단계에 빠지거나 계주가 달아나거나, 믿고 돈을 맡긴 사람이 ‘배 째라’ 식으로 나오거나….우리 사회에서 금전 문제로 속이고 속는 일은 비일비재하다. 심지어 금전 사기 피해자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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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신문] 자본에 갇힌 인터넷 언론, 저널리즘 윤리 되찾을 수 있을까(2015.11.22)
자본에 갇힌 인터넷 언론, 저널리즘 윤리 되찾을 수 있을까 < 보도 < 취재 < 사회 < 기사본문 - 대학신문 (snunews.com)
자본에 갇힌 인터넷 언론, 저널리즘 윤리 되찾을 수 있을까 - 대학신문
혼탁해진 인터넷 언론 생태계, 생존과 맞닿은 유통구조 문제법적 규제는 부작용 우려돼 실효성 있는 자율 규제 필요해 잠들기 전 스마트폰으로 포털사이트(포털)에 접속한 당신. 실시간 인기 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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