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조업체에서 제품을 제조하기 위해 소요되는 비용은
크게 3가지로 나누어 진다.
직접재료비, 직접노무비, 제조간접비가 그 것이다.
회계와 무관한 독자들을 위해
'직접'과 '간접'의 차이는 제쳐두고 쉽게 다시 표현하자면,
1) 재료비 2) 인건비 3) 기타 비용 이렇게 말할 수 있겠다.
이 중에서 필자가 주목하고 싶은 것은 '인건비'다.
제조업체에서 직원들에게 주는 급여는 모두 '비용'에 해당한다.
생산직 직원들에게 주는 급여는 제조 이후에 '재고자산'에 포함되었다가
매출이 발생하는 순간 '매출원가' 비용으로 전환되고,
관리직 직원들에게 주는 급여는 발생 즉시 판매·관리비용에 포함되나,
두 경우 모두 직원들의 급여는 '비용'에 해당한다는 공통점에는 변함이 없다.
우리가 흔히 '인적 자산'이라는 말들을 많이 하지만,
제조업체에서 사람은 단지 '비용'일 뿐이다.
잠시 시야를 돌려서 타 업종을 살펴보면,
연예기획사는 제조업체와 상황이 전혀 다르다.
해당 연예기획사에 소속된 연예인들은
회사에 미래의 경제적 효익을 줄 것으로 기대하므로,
소속 연예인에게 주는 전속계약금은 무형자산으로 인식한 후,
계약기간에 걸쳐 서서히 상각하게 된다.
최근 상장을 앞두고 있는 빅히트 엔터테인먼트의 경우,
재무제표에 기록된 BTS(방탄소년단)의 무형자산은
약 63억2000만원(2018년 기준)이라고 하며,
상장 이후, 시가 총액이 5조원이 되었을 경우,
매출의 80%를 담당하는 BTS의 1명당 가치는
약 5,7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추정한다.
사람을 '비용'으로 보느냐, '자산'으로 보느냐는
비단 금액의 문제만은 아니다.
사람을 '비용'으로 보는 순간부터
회사는 그를 '소모품'처럼 취급할 것이기 때문이다.
이는, 회사가 직원을 언제든지 갈아 끼울 수 있는
대체 가능한 부품으로 보게 된다는 뜻이다.
그렇다면, 사람이 '자산'인 것은 비단 연예기획사 뿐인 걸까?
필자는 그러한 회계적 접근에 동의하지 않는다.
제조업체 직원의 급여가 비록 회계적으로 '비용'으로 인식되더라도,
인간은 결코 '소모품'이 될 수 없다.
인간은 소모되는 것이 아니라, 교육을 통해 끊임없이 성장할 수 있으며,
그가 축적한 지식과 경험은 후배들에게 고스란히 전수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는, 직원들이 해당 기업을 위해 얼마든지 장기적 효익을 제공할 수 있다는 의미다.
만약, 본 블로그 독자 중에 회계적 접근에 따라
직원들을 소모품처럼 취급하는 관리자가 있다면,
필자는 이렇게 묻고 싶다.
"혹시, 회사에서 가장 큰 비용은 당신 아닙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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